싸이먼은 누구인가?#2 ‘나는야 약골 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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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먼은 누구인가? #2

나라는 사람을 스스로 풀어 써나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나 자신을 그대로 직시하고 읽어나가는 과정은 힘들다. 한편으로는 지극히 괴로운 과정이다.

오늘은 나의 강점에 대해 얘기하겠다.

나 ‘Simon’의 최대 강점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 ‘나의 최대 강점은 바로 나는 약하다는 것.’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최대 강점이 약함이라니 뭔 소리야…라는 생각이 들테지만 사실이다.
나는 약하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나는 나약한 아이였다.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태어날 때 너무 작고 약하게 태어났다고. 너무 약하게 태어나서 제대로 자랄 수 있을지 걱정이셨다고. 난 그렇게 육체적으로 지극히 약했다. 지금도 나를 직접 만나면 바로 느끼는 첫 인상은 ‘작구나.’일 것이다. 그렇다. 나는 작다. 키는 170남짓. 정확히 키를 재어본 적이 약 5년 전인데 그때 대학병원에서 자동기계로 키를 쟀을 때 정확히 169.5cm가 나왔다. 170도 아닌 169.5. 그것이 나의 키다. 체중은 60kg. 작은 키를 고려하더라도 남자로서는 지극히 작은 체중이다. 특히나 내가 거쳐왔던 운동,수련 경력을 알게된다면 이 체중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이 부분은 ‘운동’에 관한 내 이야기에서 따로 적겠다)

어릴 적 늘 병을 달고 살았다. 항상 배탈이 났고, 수시로 감기에 걸렸다. 어린 시절 기억에서 어딘가 아프지 않았던 기억이 거의 없다. 항상 어느 한군데 이상이 아팠다. 격렬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걷다가 수시로 발목을 접질렀다. 초등학교 때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엄청난 고생을 했고, 중학교에 들어가자 눈물액이 선천적으로 작아 심한 결막염에 시달렸다. 그때 여러 병원을 돌아 다녔지만 제대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치료만 하다가 난시를 얻었다. 그때부터 안경을 끼기 시작했다. 지독히도 힘이 약했다. 몇살 때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8살?9살? 때인가… 나를 처음으로 피지컬트레이닝의 세계로 인도해주신 우리 아버지 손에 이끌려 따라간(사실상 끌려간…) 뒷산 체력단련장.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철봉에 매달렸다. 턱걸이를 하기는커녕 몇초 매달려 있지도 못하고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분하고 열받아서 눈물이 났다. 난 그렇게 약했다.

그리고 그 약함이 나를 끊임없이 단련하도록 만들었다. 당시에는 그토록 원망스러웠던 아버지. 그분이 지금은 나의 가장 큰 은인이시다. 운동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는 개별주제로 차후에 더 자세히 얘기하도록 하겠다.

육체적으로 약했다는 것은 충분히 설명이 된듯하다. 그럼 MIND 정신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보자. 육체가 약하면 정신이라도 강해야 할 터인데 난 참으로 겁이 많았다. 어린 시절 나보다 3살 어린 여동생(그렇다. 여자다)은 놀이터에 미끄럼틀,놀이공원에 청룡열차까지 거침없이 타고 올라가고 즐겼다. 야밤에도 어린 녀석이 혼자 동네 가게에 과자를 사러 잘도 나갔다.나는? 집앞 가게를 밤에 혼자 가는 건 에베레스트산을 맨몸으로 혼자 정복하는 것과도 같은 도전이었다. 놀이터 미끄럼틀이 무서워서 올라가지도 못했다. 억지로 끌고 올라가시는 아버지를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울고불고 난리였다. 정말 원망스러웠다. 무서워 죽겠는데 왜 자꾸 날 끌고 올라가실까. 어린 나이에도 참으로 분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 밤에 잠자다가 문득 깨면 컴컴한 방 한쪽에 귀신이 쳐다보는 듯했다. 오금이 저리도록 무서워 다시 잠들질 못했다. 결국 베개를 들고 부모님방으로 도망갔다.

난 겁쟁이였다. 놀이기구도 무서워 타지 못했고,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때도 너무나 무서웠다. 밤이 무서웠고 어둠이 무서웠다. 학창시절 골목에서 불량배들을 만나 겁에 질려 전력질주로 도망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다. 나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겁 많고 나약하고, 약하디 약한 ‘타고난 약골,겁쟁이’였다.

그리고 이 ‘약함’이 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

난 약했기에 끊임없이 단련했고, 겁이 많았기에 작은 것을 시도할 때도 남들보다 수백배 수천배 더 걱정하고 두려움에 떨며 시도해야만 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가는 길을 거부하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려고 결정할 때. 그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래서 더 독하게 각오를 다졌고, 모든 것을 걸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망갈 것이 불 보듯 뻔했기에 모든 것을 바쳐야만 했고, 모든 것을 버려야만 했다. 다 희생했다. 친구들과의 연락도 모두 끊겼고, 평범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사생활은 완전히 차단했다. 텔레비젼을 보지 않은지가 4년 정도 되었다. 여름휴가도 한번도 안갔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바로 옆에 있지만 바다에 발을 담궈본지가 6년정도 된듯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

용기란 겁이 없다와 동의어가 아니다. 진짜 용기란 겁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용기란 미치도록 무섭고, 오줌을 지릴 정도로 두렵지만 그래서 당장 도망가고 싶고, 그만두고 싶고, 울고 싶고, 도움을 요청하고 싶고, 모든 것을 때려치고 다시 안전지대로(comfort zone)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래도 내가 꼭 해야만 하는 것, 내가 반드시 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끝까지 해나기기 위해 저 두려움들을 모두 극복하고 내가 믿고,원하는 것을 해나갈 수 있는 것.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끝까지 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것을 나는 내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지독한 겁쟁이지만 반대로 ‘가장 용감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최대 강점은 ‘나의 약함:my weakness’이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 중의 한분인 손정의 회장의 말이 더욱 와닿는다.

‘도망갈 길을 끊고서라도 열정을 바칠 용기를 가져라’

-손정의

Coach Simon Kang
‘운동’을 통한 자기계발코치/실전영어코치/BML Reset 다이어트코치
코칭,세미나,출간 문의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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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www.iwriteligh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