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

#오늘도 난 교보문고를 찾았다. 때마침 백화점 휴점일이라 서점은 북적이지 않고 한가했다.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공간이자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근래에 들어 유난히 ‘행복’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책 제목이 눈에 자주 보인다. 행복과 관련된 책이 많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총체적인 불행의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리라.
무엇이 행복일까? 왜 사람들은 행복이란 것을 찾지 못해 이토록 안달일까?
서점 안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눈에 띄는 신간서적 4권과 함께.
그렇게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에 잠겼다.
행복이란 녀석을 밝혀내기 어렵다면 그 반대의 불행이란 녀석을 밝혀내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불행한 사람은 누구일까?
암에 걸려 시한부인생을 선고 받은 사람.
졸지에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
전쟁의 처참함 속에서 울부짖는 사람들.
배고픔에 굶어 죽어가는 난민들.
주식투자에 실패하여 전재산을 날리고 한강다리 위에 올라선 남자.
이 모두가 불행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저들은 모두 무엇인가 특별한 불행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극히 평범한 삶, 혹은 남들이 보았을 때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면서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순전히 자신의 태도와 선택으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늙어감을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나이 들어감을 경멸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하루하루, 한해한해 나이가 들어가고 늙어감을 미칠듯이 두려워한다. 아니 경멸한다. 그리고 혐오한다.
쭈글쭈글해지는 피부, 떨어지는 체력, 이곳저곳 아파오는 육체, 죽음이 언저리에 다가온다는 공포감…
그들의 눈에 늙어감이란 몸서리 쳐지는 공포이자, 살 떨리도록 혐오스런 단어이다. 생각하기도 싫고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늙어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기필코 부정하려고 애쓴다.
그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니 그것도 모자라 하루에도 여러번 수십만원, 수백만원짜리 화장품을 종류별로 얼굴에 발라대고 뿌려댄다. 수분공급, 안티에이징…백옥같은 피부를 평생토록 누리고자…
중국의 진시황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불로장생’의 꿈을 그들도 찾아 헤매는 것일까?

그러다가 머리에 흰머리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마치 징그러운 거머리가 머리에 달라 붙은듯 몸서리치며 흰머리를 뽑아낸다.
하나, 둘, 셋….. 어느 순간 더 이상 손으로는 뽑어낼 수 없는 때가 온다.
이제 염색을 한다. 그들에게 밖에서 어느 누군가가 자신의 나이를 1살이라도 많이 볼라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상종해서는 안될 파렴치한 인간으로 영원히 분리수거된다. 그 한마디 때문에 몇날 며칠을 화가 나고 짜증이 밀려온다. 거울을 들여다 본다. 그러고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내일 당장 피부과 상담 받으러 가야겠다고.

이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암 선고를 받은 시한부인생도, 전쟁의 화염속에서 시체더미 속에서 울부짖는 사람들도, 부모를 여의고 홀홀단신이 된 아이도, 굶주림에 지쳐 쓰려지는 아이들도, 주식으로 전 재산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한심한 가장도…
이들에게도… 그래도 한줄기 희망은 있다. 물론 그 희망을 잡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중에는 불행하기에 충분한 명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병마와 싸워 살아남고, 전쟁의 끝에서 희망을 찾고, 부모의 그늘 없이 세상 속에서 당당히 홀로 서고, 굶주림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않고, 빈털털이에서 끈질기게 다시 일어서서 가세를 일으키는 그런 이들이 있다. 분명히 있다.

그러나 ‘늙어감’과 싸우는 이들에게 희망이란 없다. 흘러가는 시간은 절대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코 잡을 수 없다. 당신이 수백조의 재산을 가진 거부이건, 날아가는 새는 물론 날아가는 비행기도 한마디 말로 떨어뜨릴 절대 권력의 권력자이건, 세상 사람들의 모든 부러움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건 관계없다. 당신은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고, 그렇게 당신은 늙어갈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100% 진실이다.
그렇다. FACT!
이 세상에서 진정 100% 진실이라고 할만한 명제는 많지 않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 세상의 가장 확고한 FACT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죽을 것이고,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죽을 것이다. 그 죽음이 언제 나에게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죽는다.

#인생은 하얀 백지 위에 그리는 그림이다. 그 백지 위에 무엇을 그릴지는 삶을 살아가는 본인의 몫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그 무엇도 그리지 못한 채 그저 시간이란 운명에 질질 끌려다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되돌아 보니 그토록 새하얗던 자신의 인생의 백지 위에는 무의미한 선들만 주욱주욱 그어져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한탄한다. 뼈저리게 후회한다. 하지만 후회한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얼굴에 생기는 주름과 처절히 싸우느라 진정 자신의 삶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까마득히 잊고 있었음을 깨닫고는 허탈한 웃음을 내뱉는다.

당신은 그 하얀 백지위에 무엇을 그리고 싶은가? 그리고 싶은 것이 없는가?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찾아내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내 ‘인생 백지’위의 연필은 우리 의지와는 관계없이 시간을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며 무의미한 낙서를 해대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에 생기는 주름 따위, 흰머리 따위에 그만 신경써라. 내 인생 백지가 시커먼 낙서로 뒤덮이고 있단 말이다. 나중에는 다시 그리고 싶어도 그릴 수 없는 귀한 종이다. 조금이라도 흰 여백이 남아 있을 때 당신이 원하는 멋진 그림을 그려라. 그럼

난 이만 그림 그리러 떠나야겠다. 내 ‘인생의 백지’ 위에 그 무엇보다 찬란한 멋진 그림을!

Coach Simon Kang
‘마중물’ 삶을 살기 원하는 남자.
‘운동을 통한 자기계발’ 연구가, 실전영어코치, 웰니스코치

코칭,강연,세미나,출판 문의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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